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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곰팡이

초여름, 발품 다이어리


6월 28일. IVF수련회. 비 올랑말랑하다가 햇님등장. 광주 소망수양관.
다행히 비는 많이 안왔다. 맑기까지 했다.
나의 모닝은 주인과 함께 겁을 잔뜩 먹었다.
아침일찍부터 짐을 이것저것 다 태우고 영린이를 만나러 둔촌동까지 갔다가 광주로 마구 달려야했다.
이렇게 먼거리를 달려본것은 처음이었....;;
아침에 미리 학수오빠한테 전화해서 오전강의 끝나고 점심 먹기전에 광고를 한번 하기로 했는데
내가 늦은 바람에 광고는 물건너 갔다.
어쩔 수 없이 한사람한사람 만나며 2시간정도 홍보하다가 서울 가기로 결정.
우리는 데코를 다시 손봐주고  자봉에게 모든걸 일임.
다시 돌아와서 SFC와 JOY수련회를 위한 본격적인 짐싸기에 돌입.





한주간 쪼매난 몸으로 무거운 짐싣고, 거친 아마추어 주인의 먼길 운전을 감당해 준 장한 우리 아침이-

 







6월 29, 30일. SFC수련회. 비 때려주고 싶을 만큼 많이 옴. 둘째날은 잠잠. 천안 호서대학교 아산캠.
긴장하는 맘으로 간 SFC.
그러나 그 어디보다도 부스를 잘 챙겨주신 간사님.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다.

SFC에서는 부스를 자율적으로 돌아다니게 하는것이 아니라,
영역별 운동 이라는 프로그램을 아예 만들어서 조별로 부스를 찾아가서 듣고 오게 했다. 
역시 단연 돋보였던 착한곰팡이.
이름도 좀 비주류적이고 더러운(?)편이라, 눈이 쉽게 가고,
데코의 힘으로 주목끌기 성공.
 









어버버버 했던 우리는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고 하루가 지날 수록
멘트가 늘고, 말도 참기름 바른듯이 술술 나오기 시작했다.










SFC수련회는 착곰 공동체를 운동의 의미로 어떻게 볼수 있는가. 예술의 영역에서 이 운동은 어떤 가치가 있는가 하는것을
우리 스스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미술쪽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질문도 몇가지 했었고...
대부분의 많은 학생들이 좋게 봐주어서 힘든줄도 모를정도^^











약 1500명의 사람들이 모였던 수련회. 꽤 규모가 컸다.












 


난 찍사하며 열심히 돌아다니는 동안
자신이 무슨말을 하는지도 의식 못하며 열심히 설명하고 계신 두 처자분들. ㅎㅎㅎ





난 SFC 사람도 아닌데 아는 사람도 참 많이 만났다.
마을에 사는 지혜언니가 판매 부스담당 간사였고, 지명언니도, 철순 오빠도 만났다.
이 세 간사님들 말고도 공지훈 함께 하고 있는 서영이, 
우리 식구 일한이까지 만나니 덕분에 내 맘이 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하나 좋았던 것은,
함께 부스로 왔던 여러 단체의 간사님과 사장님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
특히 성서한국의 은선이와 얼굴있는 거래 사장님이 착곰이 친구들과 안면을 텄고,
은주언니가 이번에 취직한 교회개혁연대의 김종미 간사님과도 함께 이야기하면서 그분의 재치와 카리스마에 박수를 보냈다.
판매가 끝난 후 저녁에는 함께 학교 밖을 나가서 치킨집에서 대화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부스에 온 단체는 도움과 나눔, 좋은교사, 성서한국, 교회개혁실천연대, 착한곰팡이, 기윤실, 얼굴있는 거래 정도였다.



도움과 나눔 부스의 간사님^^










구명기 사장님과 김태진 기아대책 간사님.
정말 두분 다 수다쟁이. ㅋㅋ 덕분에 우리들은 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이건 여담.
얼굴있는 거래 구사장님과 대화하면서 착한곰팡이의 개선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장사 안된다는 사장님 말을 듣고 옆에 부스에 관심을 가져보자,
우리 친구들 한숨을 쉬며 자발적으로 데코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민망하신 구사장님 그저 너털웃음만.

 



센스쟁이들 뚝딱뚝딱 있는 재료들로 데코해 주시고, 안팔릴거 집어넣어주고, 팔릴거 앞에 진열 해주고.
정리된 데코와 더불어 감각있는 사진촬영까지 해드렸다.













7년차 간사님, 교회개혁의 종미 간사님. 칼 있으마~~








 

 

성서한국의 은선간사~
착곰이의 '풉' 버튼까지 달고 홍보해주시는 쎈스!! ㅎㅎㅎ




















그렇게 판매와 홍보를 성황리에 마치고,
피로를 푸는겸 해서 얼큰한 음식을 먹으러 시내에 나갔다.



해물감자탕이었던가...?
아무튼, 천안 시내라 사람도 무지 많고 시끄러운 곳이었는데
우린 정말 말한마디 안하고 먹기만 했다. 에너지를 다 쓴 상태에서는 침묵이 곧 대화였다.
그렇게 두번째 수련회판매를 마쳤다.

얼큰하게 먹고 나서,
다음날 청년창업 오리엔테이션을 들어야 하는 성은이는 목요일저녁, 먼저 서울로 올려보냈다.










7월 1일. JOY수련회. 더워서 땀이 줄줄 날 정도로 맑음. 천안 고신대학원.
날씨가 장마철 속에서도 정말 우리를 도운 것 같다. 다시한번 감사.
모텔에서 잘까 하다가 혹시나 해서 거울언니에게 물어봤더니 쿨하게 당장 오라고 하셔서 전날 밤 기숙사에서 아주 잘잤다. 싼값에.
1시간 전에 오라고 했지만 이젠 데코의 달인이 된 우리.
빵린이와 나는 15분 전에 느긋느긋하게 가서는 말도 별로 안하고 데코 착착착. 역할분담 제대로.





이제 학생들 조금씩 오기 시작하고 친절한 착곰이 제품설명은 다시 시작되었다.
구여운 학생들. 눈 초롱초롱 호기심 투성이.
이럴땐 대학생 시절이 갑자기 그리워지더라.
생기발랄함이 특징이었던 JOY 학생들은 기타피크와 버튼에 무한한 관심을 보였고,
판매를 정리하는 동안에도 사고 싶다며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었다.












돌아보면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딱딱 맞아 떨어진 것이 많았다.
날씨, 동선, 그리고 기간에 차 대여까지.
물론 우리 어머니의 아침이(morning)를 가지고 온 것이지만 태산같은 걱정을 뒤로하고 빌려주신 것이 나에겐 놀라운 일이었다.
그리고 골골거리는 카니발도 아직은 쓸만했던 것이 정말 다행중 다행.
아무튼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상황이 맞아 떨어지고, 우리에게 필요한 만큼 이루어졌었다.













참.. 
항상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도 이렇게 만나같이 매일매일 주어진다는거...
이것이 놀라움이란걸 모른다면, 이 매일의 감동조차도 잃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사업 수완도, 테크닉도 없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올 수 있었던 것이 어떤 존재의 보호와 인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도대체 부인할 수가 없다.  

처음으로 팔았던 발품.
처음으로 값지게 흘렸던 땀.
가능성을 믿을 수 있는 용기를 얻게된 감사한 시간이었다.


인디미술계의 미친존재감.
착한곰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