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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08 용산의 기억, 아직 끝나지 않은 - 기청아 2월 생명평화기도회




이 글은 기독청년아카데미 http://lordyear.cyworld.com 의 게시판에 본인이 게시한 글임.





24일 금요일 저녁, 골목골목을 따라 도착한 작은 회의실에서는 캄캄한 가운데 하나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재개발제도 개선 위원회’가 자리한 곳으로, 이번 생명평화기도회에 참석한 우리에게 보여주신 영상은

재개발의 가슴아픈 오랜 역사와 끝나지 않은 싸움에 대한 내용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비디오 너머로 보이는 수많은 서울 각지역의 철거민분들의 눈물과

“용산참사는 이제 제2의, 제3의, 제4의 용산참사로 계속 나타날것”이라는 말에 이 일이 더 이상 남의 일같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강제철거를 하면서 가해지는 믿을 수 없는 폭력 장면들이 영상 속에 담겨 있었습니다.

 

잠깐의 상영이 끝난 후 이원호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님께서

용산참사의 발생과정과 계속되고 있는 투쟁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사실은 용산참사가 하루 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뿌리깊게 자리한 것이 아직도 해결되지 못해

이렇게 비참하게 드러난 것이란 사실이 참으로 마음 아프게 들려왔습니다.

청소차량에 실려 강제 이주당한 1971년 광주대단지의 강제철거에서부터,

많은 이들이 불타죽고, 맞아죽고, 건물잔해에 깔려죽은 1980년대의 사건까지 모두 동일한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입니다.

80년대의 잔인한 깡패용역단체였던 ‘적준’이라는 단체가 90년대의 시민의식의 성장과 함께 단속이 강화되면서 해체가 되었지만

그것은 사라짐이 아닌 여러개의 작은 업체로의 분리일 뿐이었습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70년대에 산업화가 시작된지 벌써 40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철거의 문제가 똑같이 되풀이 되고 있는 현실..

절망이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면, 산업화 이후 빠른 경제성장을 달성한 지금, 여전히 새로운 주거단지의 필요가 있는 것일까요?

정부에서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위해 500만가구의 아파트를 새로 짓겠다며

뉴타운 규제를 완화하고 건설을 대폭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이원호 사무국장님에 따르면 2010년 1인당 소유주택 수를 조사한 통계에서

1위를 차지하는 사람의 주택보유 수가 2000채를 넘었다고 하네요.

이것은 2005년의 조사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이기도 하고요.

 

이런 사실들을 보았을 때, 정부가 서둘러 뉴타운을 건설해야하는 이유는 성립되지 않는 것이죠.

그저 건설업자들의 이윤과 토지소유주들의 재산증식을 위해서 수 십년간 역사를 이루며 살아온 원주민들이 터를 잃고 있는 것입니다.

용산참사에서 그것을 볼 수 있는데, 용산참사가 일어난 용산4구역은 사실 면적이 그리 넓지 않다고 합니다.

오세훈 전 시장이 용산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들을 50조의 예산을 들여 글로벌 금융도시로 만들 계획이 세워진 상태였고,

그것은 용산 앞의 한강르네상스 계획과도 이어져서 임기가 마치기 전에 시급히 완수해야 하는 일이었던 것이죠.

한강 주변의 건축된지 10년도 안된 아파트를 모두 헐고 뱃길을 만들려고 했던 사실에서 쉽게 알 수 있듯이요.

그렇기 때문에 그곳의 상가 세입자들과의 합의를 위한 대화는 시간을 끄는 문제일 뿐이었고

김석기 경찰청장 예정자가 빠른 해결을 위해 특공대를 파견해 사람이 목숨을 잃은 참사가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국가의 책임을 밝히고 있지만

주거권의 실질적 내용에 비추어볼 때 국내의 입법조치는 미약할 뿐입니다.

더 이상 개발사업은 거주민의 인권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시행되지 않습니다.

재개발에 대한 거주민의 의견수렴을 할 때는 새롭게 짓게 되는 곳에 입주하게 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승인을 하고 나면 추가부담금으로 2억원을 내야된다는 식의 말로 바꾸면서 가난한 거주민들은 도시 밖으로, 밖으로, 사라지게 만듭니다.

 

무엇보다도 과정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퇴거과정의 ‘폭력’입니다.

용역업체 직원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세입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그에 대해 공무원들은 책임을 방기합니다.

용산의 경우, 상가세입자 분들이 나갈때까지 주변의 빈집에 구멍을 뚫어놓고 쓰레기더미를 버린다거나 죽은 동물의 사체를 갖다놓고,

폭력적이고 음흉한 그림을 벽에 그려넣어 주변의 분위기를 음산하게 하여서 손님이 끊기게끔 만드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고 합니다.

직접적인 폭력이 아니어도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온갖 잔인한 방법을 동원한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강제퇴거금지법을 3년간 준비하고 국회에 발의시켰습니다.

그 내용에는 먼저 주거권보장이 있습니다. 집을 소유하고 있는지의 여부와 무관하게 비자발적으로 쫓겨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폭력을 근절하도록 강력한 법으로 제정하고, 동절기의 강제철거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무엇보다 거주민에게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고 실질적으로 의견이 수렴될 수 있도록 하여서

생계가 가능한 재정착이 다시 가능해 질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용산참사 당시 끝까지 싸웠던 분들 중 다섯분은 세상을 떠나셨고, 살아남으신 분들은 징역 4,5년을 받아 3년째 수감중이십니다.

30년간 아들과 고기집을 운영하셨던 한 분은 망루에 올라서 돌아가실 때까지 품 속에 용산구청의 공문을 품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것은 “보상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으로, 협의가 완료될 때까지 ‘관리처분인가(철거 직전 마지막 인가단계)를 중지해 달라는

고인의 민원요청에 대한 회신 공문으로, 용산구청은 “관리처분을 중단할 수 없다”며 거절을 통보했던 것입니다.

법적으로도 전혀 보호 받지 못하고 결국은 정부에 의해 학살당한 그분은

원통하게도 2010년, 그 과정에서 용산구청의 심각한 위반이 있었다는 판결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여전히 수감중입니다.

 

지금 용산참사가 있었던 곳에는 아무것도 세워져 있지 않습니다.

반듯하게 자리만 정리되어 남아있을 뿐이지요.

용산참사의 유가족 한 분이 “이럴거였으면 한번이라도 더 대화를 하지.”하셨던 말씀이 생각이 나서 가슴이 미어집니다.

범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단순히 생존권을 지키려고 했기 때문에 목숨을 잃거나 구속을 당하는 억울한 일이

더 이상은 우리 사는 세상에서 잃어나지 않도록 기도와 참여가 많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3년전의 용산참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몰랐던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돌아오는 길의 금요일 밤은 여느때보다 더 어둡고 캄캄했습니다.

 

이제는 용산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철거민 석방, 그리고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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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그림그리지영 그리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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